진뷔
쉬는 숨에서조차 난류가 흐른다. 무엇에 쫓기는가, 칠흑빛 덧진 피멍을 넓은 혓바닥으로 핥는 피맺힌 새벽녘? 쉽게 잠들지 못하고, 휘영 그믐밤 따라가지 못하고. 저 끝 별무리에서부터 달려오는, 날카로이 발톱 세운 새벽이 송두리 삼키는 대로, 삼켜지고, 산산이 뜯기고, 정처 없이 살아 있는 밤. 살아 살육하는 밤. 다리 달린 짐승도 아닌 게, 거구를 쩌억 벌려 몸통을 집어삼킨다. 쿵, 엉덩방아를 찧고 둘러보면 끈끈한 밤의 뱃속. 도망갈 데가 없어 까무룩 정신 잃으면 또 재생되는 환영. 검은 물, 검은 강. 우묵히 옅게 괸 물가에는 검은 해바라기가 갈기 펼치고 우뚝 서 있다. 새카맣게 물결 이루는 강물, 머리 끝까지 담그면 같이 검어질 수 있을까. 스며들기에 더할 나위 없는 물. 물로 녹는다거나,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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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30.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