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뷔 가는 다리
회고에는 몽롱한 여명에 우거진 안개. 지중 깊게도 박힌 뿌리들의 붐비는 난교, 그림자에 스며들어 부재만 달랑 남긴 의식아. 광염은 한밤중 은하를 뜨거운 색으로 녹녹히 흘러서 천체 무리를 모서리부터 달궈 발열을 이기지 못해 화마를 따라 절반을 잃고 뚝뚝 흐르는가 하면 10의 43승 초의 눈금을 만들어 빼곡히 검은 입이 박힌다. 탄생, 탄생, 탄생. 참혹한 폭발 흔적, 잘게 부스러진 별 시체가 드넓게 포개져 칠석 작교와 같은 다리를 이루고, 또 다른 우주로 가는 다리. 지구를 감싸러 가는 달이다. 지구와 이름 모를 새에게 공전 궤도를 맞춘 서슬 퍼런 달. 머무르는 새가 흘린 눈물로 큰물이 들어차기도 하고, 표면을 깨고 슬금 자란 빙하는 평평한 암흑 천장을 뚫을 듯 솟구치기도 한다. 야윈 채로 얼어 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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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1.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