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뷔 굴러가는 목이 내려다보는 몸
이마 위에 올린 얼음 수건, 붉게 춤추는 심장에도 올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녹슨 피 흘리며 너덜거리는 살점은 흘러간 어느 것에 베였는가, 욕심도 많아 통째로 앗아가는 급한 밤 폭풍을 뒤따라 채찍질하는 것은 누구이며, 폭풍 몰아치는 밤하늘 하얀빛으로 땜질한 별 경계 잃고 와르르 쏟아질까 아래서 어깨로 괴 희생하는 것은 누구인지. 금 부스러기 별 한 조각 야금야금 갉아 먹힌 기억과 엉켜 들날린다. 비행처럼 보이지만 추락하는 것. 신발 가지런히 벗어 폭풍 안으로 낮게, 낮게 자세를 숙이고 몸 맡긴다. 신발을 벗고, 발목을 벗고, 잘린 단면으로 바람 타고 걷는다. 온갖 천체 휩쓴 오뉴월 폭풍이 만든 회오리에는 서쪽 성긴 저녁노을 화르륵 달 겨우 밀어내며 버티고, 바닥에 오롯이 귀 대고 밤길, 물길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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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8.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