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뷔 너를 여름이라 불렀던 것 같다
가라앉는 저녁, 가라앉는 노을, 불그스름히 다음 요일로 넘어가며 띄운, 헤진 밧줄이 위험 안고 희생하는 공중 그네에 발을 달랑거린다. 발 아래 밀물지는 파도는 거친 모래 한 알씩 아슴아슴 스며들어 마를 새도 없이 철퍼덕 몸을 던진다. 파도 소리가 서린 모래는 우두커니 적셔져 수몰한다. 물기 없이 메마른 달을 적실 파도를 통째로 끌어 던지고서, 닻을 내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고정시켜 수면 위를 오래도록 은빛으로 비춰지게 해야지. 잘 달여진 물을 퍼담아 금붕어를 푼다. 달을 짙게도 달인 물인 것도 모르고, 눈을 깜빡이지 않는 금붕어. 깜빡이지 않고, 감을 일이 없어 누구를 떠올리지도 않을 테지. 눈꺼풀에 사는 누구를, 와장창 깨트릴 일도 없을 것이며. 깨진 날카로운 것들이 흉중을 후벼파기도, 흔적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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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24.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