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조용하다. 마룻바닥이 삐걱이지도 않는다. 마음이 파래지게 부는 산들바람은 먼저 연갈색 머리카락을 훑고, 다음으로 스치고 지난 풍경. 짤랑, 귀를 간질이는 찬란한 소음. 작은 금속 붕어가 뒷들 초록 바다에 아가미를 벌컥 열고 숨쉰다. 초록 바다의 격류에도 몸 사리지 않는다. 꼬르륵, 머리에 창해를 이고 수면 위로 기꺼이 띄운 여름 잎. 억겁을 버틴 여름 잎은 가까스로 5월의 블루스를 춘다. 다다미가 깔린 방, 소박하게 마련된 부쯔마 앞에 발을 모으고 합장한다. 열린 창문 틈으로 길게 햇살을 울린다. むすんでひらいて…. 희미하게 들리는, 흐린 곳 없이 명랑한 목소리가 속눈썹을 굳힌다. 열 손가락을 딱 붙이고서 풍경 소리를 듣거나, 두부를 싣고 어정어정 달리는 트럭 소리를 들으면 샘에 고인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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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가능세계可能世界의 중문을 넘어, 만 개의 빳빳한 잎이 달린 단단한 나무 기둥을 타고, 산산이 찢어진 천공으로 들어가. 쭉쭉 째진 극공으로, 뭉그러뜨릴 수 있는 떼구름이 터트리는 부스러진 진물 난 섬광에 화상을 입는다. 나는 가끔 빛을 만져. 동글게 물집이 잡히거나, 고기처럼 피부가 군침 도는 연갈색으로 익거나. 발광체인 별이 되지 못해서 그렇다. 플라스틱 콘솔을 쥐고, 트는 방향으로 조종이 된다면 좋을 텐데. 감히 도달할 수 없는 골수의 게슈탈트를 범하고 싶은 게 더 크다만. 뒤꽁무니만 쫓는 주제에, 바라는 게 많아서. 한참 뻗어도 닿을 수 없다면 몽상으로 족할 것이다. 잔뜩 구겨져 물결 주의보가 울리는 골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짧다란 필라멘트를 꽂을 것이다. 깜빡, 깜빡. 그러면 굳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