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뷔 放課後
시계가 멈췄다고 시간도 멈췄을까, 뒤로도 갈까. 시계를 고치지 않는다. 뒤얽힌 시간 속에 머물 수 있게, 갇힐 수 있게. 멈춘 오전, 니은에 걸터앉아 창을 옆으로 밀어 연다. 먼지 구덩이와도 같은 창틀, 벌레들은 생명을 잃고 말라비틀어져 푸슬한 먼지 이불을 덮은 채 어떤 봄눈이 세차게 휘날리는지도 모른다. 둥글고도 모난 눈무덤 위 몸을 뉘인다. 얼굴, 가슴, 배, 다리. 죽죽 날리는 눈발에 무덤 주인은 내가 된다. 봄눈은 시간이라, 그렇게 두두룩 폐에 쌓여 호흡하는 코 입으로 우리를 내쉰다. 틈 없이 손가락을 딱 붙이지만, 회고는 한 줌 잡히는 법 없다. 노엽게도 작은 비명은커녕, 허연 공백만을 남긴다. 아래로 깊은 공백, 살점을 이로 물어뜯고 푹 파인 살 밑을 엄지로 꾹 누른다. 하얗게 질릴 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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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27.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