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뷔 바다가 울면 폭풍이 온다
1. 거센 비바람이 맹렬히도 창문을 때린다. 창틀이 아슬하게 버티며 바람 부딪히는 소리가 괴이하기까지 한 폭풍이 몰아치는 밤. 백 개의 손가락이 한 번에 창을 두드리는 바람에 선잠이 몽땅 달아나 버렸다. 잠에서 깬 김에 바깥에 묶어 놓은 개들을 보러 나가 봐야겠다고 생각한 태형은 문고리에 구기다시피 걸어 놓은 노란 우비를 주섬주섬 챙겨 입는다. 뒤에 달린 모자까지 야무지게 머리에 쓰고, 곧 몸으로 부딪힐 밤 폭풍에 침을 꼴깍 삼킨다. 어젯밤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인해 요긴하게 쓰다 신발장에 세워 둔 손전등까지 잊지 않고. 장마철이라고 떠들기에 한껏 기대했건만, 가뭄은 극심해져만 가더니 하늘에서 묵혀 둔 폭우를 한 번에 뿌릴 줄이야. 빗발이 하도 세차서 일부러 작게 연 문인데도 그 틈으로 비가 다 쏟아..
카테고리 없음
2017. 7. 16.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