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ㅉㅣ미나 희연이 알지?? 걔ㅐ랑 친한 거 안다 나 걔 생일 좀 알려 도] 안 그래도 월요일 아침은 뭣 같아. 일조하지 마, 김태형.... 지민아, 봐 봐. 네가 입을 거라고 생각해 봐. 이런 걸 내가 왜 입냐?! 아, 어쨌든! 이게 A, 그리고 이게 B. 자, 어떤 게 더 나아? 어떤 게 더 마음에 들어? 지민아, 향수.... 지민아, 봄에 신을 신발.... 지민아, 지민아, 지민아. 네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 듣기 좋은 건지 모르겠다. 너라서 더 화가 나. —저기, 태형아. 그, 박지민... 소개 좀. 착한 것 같던데, 다가가기는 뭔가, 힘들게 생겨서. —야, 그거를 왜 나한테 부탁하는데? 징검다리인 줄 알아, 내가. 걔, 그냥 바보야. 바보, 아니, 바보는 나인 것 같다. 박지민은, 아무것도 ..
내가 시한부래. 삶에 대한 미련이 많았다. 해 보고 싶은 게 산더미인데. 여자 친구도 사귀어 봐야 하는데. 병원에 갇혀 살았다. 또래 남자애가 들어왔다. 손목을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안 들어도 뻔했다. 나 같은 사람이 있는데, 어째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걸까. 씨발,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내가 언제 살고 싶다고 했나, 내가 언제 살려 달라고 했나. 뒈져 버리고 싶다. 그래도 갑자기 멀쩡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새로 들어온 남자애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애써 못 본 척한다. 곱상하게 생겨서, 목소리는 따로 논다. 조막만 한 얼굴 반을 차지하는 코가, 그 코의 점이 매력적이다. 코의 점을 보고 있자니, 위에 예쁘게 찢어진 눈에도 눈길이 간다. 그래서 뚫어져..
김태형은 죽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이었다. 사는 게 싫었다, 언젠가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손목을 그어 버릴 것이다. 머지 않아 행동으로 보여 줬다. 사실, 손목을 긋는다는 것쯤으로는 죽기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죽고 싶었고, 삶에 싫증을 느꼈고, 사는 게 싫었지만, 죽는 건 무서운 스물셋. 과도를 들고서 거실로 나왔다. 과하게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쥐고 있는 팔의 혈관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벌써부터 어지럼증을 느꼈다. 제멋대로 움직여서 통제가 불가능했다, 내 몸이지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쑤셔 박았다, 그냥. 생고기에 칼을 찌르는 것처럼. 이 정도라면 모가지에 들어와도 될 것 같았다. 별것, 아니네.... 아, 정신 병원인가.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다시 잤다. 꿈을 꿨다...